#1. 나의 플라스틱 이야기

저는 환경에 있어서는 철저히 이기적인 사람이었습니다. 환경오염이 나쁜 줄 알면서도 그것의 심각성을 모른 척 했고, 당장의 불편을 참지 못했죠.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진심으로 공감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다들 저렇게 말하면서 결국엔 편한 길 찾지 않나?' 하는 부끄러운 생각을 하기도 했죠. 그런 제가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노 플라스틱 챌린지를 시작하게 된 건, 올해 1월 필리핀 쓰레기 불법 수출을 알게된 후입니다.

단지 그 뿐일까요? 올해 2월부터 3월까지는 미세먼지 없는 날을 손꼽아 세야 했습니다. 날씨가 풀리면서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국을 덮쳤죠. 3월 초에는 미세먼지 경보 문자가 카톡보다 많이 온 거 같아요(눈물쓱). 언제 한 번은 깜빡하고 마스크를 못 챙겼더니, 잠깐 사이에 목이 칼칼하고 기침이 나오더라고요. 목이 아프니 기분도 안 좋았고, 날씨도 흐리니 우울하기까지 했습니다. 저는 이런 불편함을 겪고 나서야 심각성을 느꼈습니다. '아, 이거 진짜 안되겠구나. 이러다간 다 죽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더군요.

그때부터 저는 환경 관련 기사를 찾아 읽기 시작했고, 환경 단체를 후원하기 시작했고, 노 플라스틱 챌린지를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할 순 없으니 소비하는 플라스틱 제품을 차츰 줄이는 방향으로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죠.

앞으로 저는 매주 금요일, < 월간 플라스틱 >을 통해 챌린지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그에 따른 저의 개인적 인사이트를 전달하려 합니다. 또한 챌린지를 하며 깨달은 사실들, 지식들, 정보들을 짜임새 있게 정리해 여러분들께 제공하고자 합니다. 이외에도 환경 관련 아이디어 제품이나 영상, 도서 등 유익한 소스들을 발견한다면 함께 공유해드리겠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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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리의 플라스틱 이야기

‌사진 : Unsplash.com

‌깊숙한 시골에도 쓰레기 산이 있다고?

"한국 플라스틱 문제는 문자 그대로 엉망진창이다(South Korea's plastic problem is a literal trash fire)." - 미국 CNN 보도에서

환경부가 집계한 1t 넘는 쓰레기 더미의 개수는 235개, 규모는 약 120만t에 이릅니다. 쓰레기 더미들이 워낙 높게 쌓여서 '쓰레기 산'이라 불리고 있죠. 이 쓰레기 산은 전국의 수많은 산과 들에 불법으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정식으로 공개되지 않은 곳까지 포함하면, 위의 수치를 훨씬 웃돌 것으로 보입니다. 왜 한국은 점점 '쓰레기의 나라'가 되어 가고 있는 걸까요?

중국이 쓰레기 수입을 중단해서? 필리핀에 불법 수출하던 쓰레기를 국내로 다시 들여오게 되어서?

본질적 원인은, 플라스틱 제품의 습관적 소비라고 생각합니다. 전국 도처에 있는 쓰레기 산은 무분별한 일회용품 사용의 결과물이라는 거죠. 결국 쓰레기로 인한 환경문제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쓰레기 자체를 줄이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같은 일반 소비자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려는 습관을 길러야겠죠.

사진 : Unsplash.com

‌화장품에도 플라스틱이 있다고?

플라스틱은 사용할수록 낡아지고 부서져 아주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을 만들어냅니다. 물론 처음부터 필요해서 작게 만들기도 하죠. 이런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을 '미세 플라스틱'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미세 플라스틱은 쉽게 분해되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어, 환경은 물론 인체에도 해가 된다고 합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아주 작은 것들은 세포막 벽으로 침투해 세포 안에서 염증이나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기도 하죠.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 눈에 안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가까이 있습니다. 빨래 1번 할 때마다 70만 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나오고요, 미세 플라스틱이 함유된 화장품과 생활용품도 있죠. 페트병, 비닐봉지는 물론, 수산물, 수돗물, 생수, 맥주 등에서도 발견됐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은 인체에 들어갈 경우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게 문제입니다. 앞으로 인류를 위협할 환경 위기로 손꼽히는 '미세 플라스틱', 여러분들은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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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더 좋은 이야기를 찾아서

< 굿바이, 플라스틱 >, 북저널리즘

‌저는 북저널리즘의 텍스트 콘텐츠를 무척 좋아합니다. 뉴스 기사보다는 깊고, 책보다는 가볍기 때문이죠. 출근길에 읽기좋은 난이도와 분량이어서 애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제가 인상깊게 읽은 콘텐츠는 < 굿바이, 플라스틱 >입니다. 가격은 3,600원(디지털 콘텐츠)이고, 리딩타임은 22분 입니다. A4 11장 분량이라고 하네요.

< 굿바이 플라스틱 >은 북저널리즘이 영국 < 가디언 >지와 파트너십을 맺고 제작한 < The Long Read >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기사 한 편이 단편소설 분량이기에 뉴스 기사보다는 훨씬 깊이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죠. 평소에 구매하면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번만큼은 가디언지를 믿고 거침없이 결제했습니다 :)

플라스틱 문제는 반 세기 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왔지만,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퇴출 운동을 시작한 건 불과 2년 전부터라고 합니다. 2016년이면 정말 최근이죠. 우리나라의 경우만 봐도 ‌‌‌실내 플라스틱 컵을 금지하기 시작한 게 작년 8월, 마트 비닐봉지 사용을 제한한 게 이번 4월 달부터입니다. 전문가들이 플라스틱 쓰레기의 심각성을 아무리 경고해도 꿈쩍하지 않았던 대중들이 어째서 지금은 이토록 반(反)플라스틱에 열광일까요?

개인적 입장으로는, 어쩌면 플라스틱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해결하기 쉬운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출발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 우리가 직접적으로 피해를 받고 있기도 하고요. 사람들은 기후변화 보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더 우리 삶에 직접적이고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종착지는 생각보다 멀리 있습니다. 우리가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 할수록, 규제 불가능한 산업, 바꾸기 힘든 소비자의 습관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죠. 사람들은 여전히 플라스틱을 쓰고 싶을 것이며, 기업 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저렴하고, 편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플라스틱 운동은 그 어느 캠페인보다 뜨겁습니다.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환경 문제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죠. 그들은 정부에게 규제의 강화를, 기업에게는 포장을 줄이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SNS를 통해 환경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실천을 공유하기도 하죠. #노플라스틱챌린지, #noplastic, #plasticparadise 등 관련 해쉬태그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 집념과 협동 덕에, 노 플라스틱 캠페인은 큰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꾸준히 확산되고 제도적 뒷받침이 가능해지면 더더욱 좋겠습니다 :)실내 플라스틱 컵을 금지마트 비닐봉지 사용을 제한


꿀잼 다큐, < 플라스틱 없이 살아보기 >

‌영상 : EBS 다큐

EBS다큐는 타 채널의 다큐보다 배운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방송인 거 같습니다. 재미있기도 하고요. 제가 요새 즐겨보고 있는 다큐는 < 플라스틱 없이 살아보기 >입니다. 유튜브로 1편부터 쭉 이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1편에 나온 가정주부의 일상은 결코 과장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배달음식을 자주 시킨 날에는 생각보다 많은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오죠. 기업 입장에서는 저렴하고, 소비자는 편하니 플라스틱은 애용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우리 주변에 있는 것들 대부분에는 늘 플라스틱이 있습니다. 플라스틱이 포함되지 않은 제품을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1) 어디에나 있는 플라스틱
카페에서 제공하는 컵이나 페트병만 플라스틱이 아니더군요. 비닐봉지는 물론, 화장품이나 헤어스프레이, 의류를 포함한 생활용품에도 들어있습니다. 사실상 거의 모든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죠. 플라스틱을 향한 인간의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플라스틱은 작고 실체적이며, 우리 인간의 삶에 깊숙히 스며들어 있습니다.

저는 이 다큐를 본 이후로 제가 쓰는 물건들, 제가 소비한 제품에 플라스틱이 있는 지를 체크해봅니다. '이건 어떤 소재로 만들어진 거지?', '이건 플라스틱일까 아닐까?'하는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생기더라고요. 여러분이 들고 계신 핸드폰의 케이스는 무엇으로 만들어졌나요? 가까운 것부터 관찰을 시작해봅시다 :)


2) 재활용, 널 믿었는데...
저는 우리가 버리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대부분이 제대로 재활용되지 못한다는 사실과, 재활용 방법이 상당히 까다롭다는 걸 알았습니다. 재활용을 잘해야 플라스틱도 재활용이 가능한데, 소비자가 분리배출하기 어려운 형태로 나오는 쓰레기가 너무 많다는 거죠. 깨끗하면 무조건 재활용이 되는 줄 알았던 제게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

< 플라스틱 없이 살아보기 >는 한 편당 15분 내로 되어 있어서 자투리 시간에 보기 좋습니다. 설거지하실 때나   출퇴근할 때 보시길 추천합니다 :)